감히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 최고의 영화를 방금 만난 것 같다.
<옥희의 영화> 이후 영화 보는 재미 자체 마저 위협 당하던 요즘의 나에게는 그야말로 큰 구원.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접했을 때의 충격.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의 속편이 있다면 바로 이것.
스티븐 호킹이 영화를 만든다면 이렇게.
초끈이론에 대한 제한된 지식으로 시작된 작가의 상상력이,
오히려 거대한 감동를 유발하는 장치가 되어주었다.
이 영화를 통해 작가는,
예술이란, 세상을 보다 '진실 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는 못 베기게 만들고 있으며,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구든 알고 있다'는 공감 하에,
CG의 힘을 빌어 인식과 존재에 대한 연구를 꽃 피운다.
<인셉션>보다 정교한 플롯,
<레퀴엠>보다 참신한 연출,
그 속에서 옥의 티는,
주절주절 말이 많다는 건데,
이것은 관객의 이해를 도와주려는 친절일 수 있으나,
이럴 때는 오히려 데이빗 린치의 불친절함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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