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슈슈의 고백 - 파수꾼 (윤성현, 2011)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를 시작해서 점점 고조시키다가 고요하게 불편한 마음으로 맺는 연출이 탁월. 십대의 허세와 상처, 방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 이제훈의 불안하고도 분노에 찬 눈빛이, 이와이 슈운지의 을, 또 시간을 뒤집고 시점을 제한해서 조금씩 정보를 흘려 오해를 만들었다가 풀고, 또 다시 오해를 만들었다가 풀고 하는 모양새가, 나카시마 테츠야의 을 닮았다. 하도 화제라길래 보려다가, 너무 마음이 어두워질까봐 미루고 미루던 차에 오늘 저녁 식후 용기 내어 겨우 봤는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불편한 감정이 지속되어, 저녁 먹은 게 소화가 안 되고 그대로 더부룩한 상태.ㅋ 누군가 훔쳐간 나의 '서지원 1집' 테이프를 찾으려고 반 아이들을 앉혀놓고 "내가 뒤져서 나오면 죽인다"고 호통 쳤던 친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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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쉽게도 망가지니까, 기댈 곳이라고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인간성 뿐 - 고백, 나카시마 테츠야, 2010
딸의 살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슬퍼할 틈도 없이 철저한 복수의 계획을 세워서 집요하게 실천한다. 범인들이 먹을 우유에 HIV를 포함하고 있는 혈액을 주입했다는 말 한 마디로 그들의 삶에 족쇄를 채우는데 성공한 어머니는, 그후 범인들의 행동에 대해 마치 예측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빠르고 잔인하게 대처, 그들을 지옥으로 인도한다. 추리물이라고 해야 할지, 스릴러라고 해야 할지, 여러 등장인물들 각각의 고백이라는, 일인칭 시점을 이용, 마지막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끔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게 우선 마음을 확 끌었다. 나는 원래, 보수의 장기 집권에서 꽃 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4차원 지향적인 일본 영화, 문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나마 기타노 다케시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정도만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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