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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holland Drive

다중우주나, 나비효과나, 선택의 의미 따위에 얽매인 리뷰는 잊어버리세요 - Mr. Nobody (Jaco Van Dormael, 2009) 감히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 최고의 영화를 방금 만난 것 같다. 이후 영화 보는 재미 자체 마저 위협 당하던 요즘의 나에게는 그야말로 큰 구원. 를 접했을 때의 충격. 진중권의 의 속편이 있다면 바로 이것. 스티븐 호킹이 영화를 만든다면 이렇게. 초끈이론에 대한 제한된 지식으로 시작된 작가의 상상력이, 오히려 거대한 감동를 유발하는 장치가 되어주었다. 이 영화를 통해 작가는, 예술이란, 세상을 보다 '진실 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는 못 베기게 만들고 있으며,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구든 알고 있다'는 공감 하에, CG의 힘을 빌어 인식과 존재에 대한 연구를 꽃 피운다. 보다 정교한 플롯, 보다 참신한 연출, 그 속에서 옥의 .. 더보기
에밀 아자르 - 그로 칼랭 우선 처음 책을 펼치고 몇 장은 정신이 없었다. 을 염두하고 읽기 시작한 나는, 그의 기괴한 말투 덕분에 자꾸만 앞, 뒷장을 뒤적거리며 헤매야 했다. 대화 뿐만 아니라 생각 역시 책에서는 글로 밖에 표현될 수가 없는데, 하필이면 일인칭으로 서술하는 통에, 주변인의 행동에 대한 서술과 대화 내용 마저 믿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계속 읽다보니 말투가 익긴 익었는데 그게, 생각해보면, 익숙해졌다기 보다는 그저 어느 정도 무시하며 읽게 되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런데, 책의 중반부를 넘어 어느새 내가 그로 칼랭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건, 글을 자세히 읽고 이해가 깊어져서 생기는 감정 이입이 아니라, 그의 사고가 나의 사고와 닮았다는 느낌에서 비롯..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