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얘기가 제일 재밌지 반은 뻥이라고 해도 -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2011)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기억이라는 게, 또 그걸 전하는 말이라는 게, 얼마나 허술한지, 또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 그 자체가, 얼마나 불합리와 황당함으로 점철되었는지, 그래서 사람끼리 나눌 이야기가 또 그렇게 많은지, 를 허허 웃으며 술 한 잔 하는 분위기로 알려주는 듯한 영화. 이전 영화보다 좀 친절해졌달까, 애시당초 어느 작가의 시나리오 구상이라는 전제 하에 에피소드가 펼쳐지기에, 앞뒤를 맞출 필요도, 실은 이러이러한 사건인데 저렇게들 인식하고 기억하고 전달하나보다..라는 추측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마치 어떤 후배 시나리오 작가가 한 술자리에서, 이제 막 사회물을 맛본 치기와, 갓 마신 소주에 의한 취기와, 예쁜 여자를 앞에 둔 호기를 반죽하여, "형 이런 내용인데, 어때요?" 라며 들려준 몇..
더보기
2NE1 - Lonely
옥희의 뮤직비디오. 4인의, 혹은 한 명의 이별과 외로움에 대한 기억. 우린 모두 이렇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데, 그게 또 서로 닮아 있다. 무채색의 배경에서, 화려하면서도 무기력해 보이는 네 명이, 영리한 동선으로 이동한다.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불안한 눈빛만 떨궈내며 끊임 없이 to the left, to the left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의상, 화장과 헤어는 점점 과거로 가는 듯. 깊은 밤 빈 침대를 걷고 일어나 바라본 창 밖에서는 거대한 외로움이 노려 보고 있기에 소름이 돋는다. 빅뱅의 러브송에서도 원 컷에 영리한 동선 만으로 뮤직비디오를 엮어가는 모습에 놀라 눈깔이 흐를 뻔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느린 화면에 잘 짜여진 동선에 한 대 맞은 느낌. 한사민 감독, 눈 여겨 봐야겠다. 착하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