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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2NE1 - Lonely, 오해와 반성. 어젠 말이야. 비몽사몽 간에 보았다손 쳐도, 내가 2NE1 빠라고 해도, 이건 너무 했다 싶을 정도로 ㅂㅅ 같고 개똥 같은 이해 + 오그라드는 글을 썼다. 아오 부끄러. 뮤비를 지금 다시 보니,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점점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나이가 든다기보다는 마치. 음... 마치... 왜. 그런 거 있잖은가. 냄새든, 그림이든, 걸음걸이의 버릇이든, 어떤 것이 계기가 되어, 그리움이나 외로움, 혹은 뭐라 이름 붙이기도 어려운, 낙담과 설레임이 섞인 듯한 그런 감정이 드는 때. 내 삶의 딱 그런 순간 만을 모아서 보면, 나 역시 3분 30초 정도 되지 않을까 ㅎㅎ. 그리고. 나도 그런 감정의 끈을 붙잡고(그런 감정은 예상치 못 하게 닥쳤다가, 또 예상치 못 하게 일찍 떠나버리.. 더보기
2NE1 - Lonely 옥희의 뮤직비디오. 4인의, 혹은 한 명의 이별과 외로움에 대한 기억. 우린 모두 이렇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데, 그게 또 서로 닮아 있다. 무채색의 배경에서, 화려하면서도 무기력해 보이는 네 명이, 영리한 동선으로 이동한다.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불안한 눈빛만 떨궈내며 끊임 없이 to the left, to the left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의상, 화장과 헤어는 점점 과거로 가는 듯. 깊은 밤 빈 침대를 걷고 일어나 바라본 창 밖에서는 거대한 외로움이 노려 보고 있기에 소름이 돋는다. 빅뱅의 러브송에서도 원 컷에 영리한 동선 만으로 뮤직비디오를 엮어가는 모습에 놀라 눈깔이 흐를 뻔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느린 화면에 잘 짜여진 동선에 한 대 맞은 느낌. 한사민 감독, 눈 여겨 봐야겠다. 착하고 .. 더보기
밀란 쿤데라 - 농담 삶의 어느 부분이나 상황이 아닌, 나의 어릴 때 모습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두루두루 공감할 바가 많은 이야기. 급변하는 체제와 이데올로기에 의해 왜곡된 수 많은 삶들을 보여주는 점에서는 다이허우잉의 를 떠올리게 했고, 어떻게 보면 몇 십 년에 걸친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녀가 가진 결점을 알지만, 이쁘장한 외모와 그저 치마를 둘렀다는 사실에 반해버린 감정과, 그 소녀가 연락이 뜸한 것을 대하는 초조함에 빚어지는 철 없는 도발, 그로 인해 꼬인 삶 속에서도 그칠 줄 모르는 연애에 대한 욕구, 그 모든 것을 안은 채 성장을 멈춘 소년은, 세상을 향한 작은 복수를 계획하나, 그 복수는 스스로의 가슴에 상처를 낼 뿐이고, 책의 마지막 10장의 분량에 걸쳐 질풍 같이 성장하고 화해한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 더보기
에밀 아자르 - 그로 칼랭 우선 처음 책을 펼치고 몇 장은 정신이 없었다. 을 염두하고 읽기 시작한 나는, 그의 기괴한 말투 덕분에 자꾸만 앞, 뒷장을 뒤적거리며 헤매야 했다. 대화 뿐만 아니라 생각 역시 책에서는 글로 밖에 표현될 수가 없는데, 하필이면 일인칭으로 서술하는 통에, 주변인의 행동에 대한 서술과 대화 내용 마저 믿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계속 읽다보니 말투가 익긴 익었는데 그게, 생각해보면, 익숙해졌다기 보다는 그저 어느 정도 무시하며 읽게 되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런데, 책의 중반부를 넘어 어느새 내가 그로 칼랭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건, 글을 자세히 읽고 이해가 깊어져서 생기는 감정 이입이 아니라, 그의 사고가 나의 사고와 닮았다는 느낌에서 비롯.. 더보기
박민규 - 더블 한글을 영리하게 사용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작가의 글을 읽을 때면, 외국 작가들의 번역본을 읽을 때 느끼는 '어색한 고상함'이 없어서 좋다. 그 '어색한 고상함'이란, 외국어의 단어와 우리말의 단어의 뜻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와중에, 문장의 호흡을 해치지 않고 어떻게든 의미를 옮기려다 보니 한자어의 사용이 느는 것, 그리고 접속사와 쉼표 등으로 기이이이일게 이어지는 외국어 문장을 따라 역시 길어지는 한글 문장 등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한글이 주는 재미와 호흡, 운율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한 박민규의 문장은 씁쓸한 그 내용에 상관 없이 읽는 재미를 준다. 삶을 우아하게 표현하지 않을 거라면, 약간의 냉소 어린 풍자와 해학이 내 마음에 쏙 드는 표현 방식인데, 그런 의미에서 박민규의 .. 더보기
폭력의 역사 개봉했을 때는 막상 보지 못 하고, 까먹고 있다가 쿡 티뷔를 뒤지는 중에 발견, 앗싸~ 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역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스타일리쉬한 폭력은 언제나 최고다. 홍콩의 조폭들처럼 날라다니지 않고, 한국의 건달들처럼 처절하지 않은, 세련되고 간결하게 사람을 죽여대는 것이 내 마음에 쏙 든다. ㅎㅎ; Viggo Mortensen은 역시 장검을 들고 요정들이랑 어울릴 때보다는 조폭들과 총질할 때가 훨씬 멋있고, Ed Harris가 없었으면 미국 영화의 빅 브라더는 대체 누가 하나... 하기도. ㅋ 트친이 준 정보에 의하면, 크로넨버그가 프로이트에 대한 내용으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스턴 프라미스의 두목 동생 캐릭터에서 보여준, 성장기의 성적 트라우마와, 특이한 성적 취향, 그리고 예상하기.. 더보기
조선명탐정 쿡 티뷔에서 워낙 맛깔나게 유혹해대는 통에 그만, 덜컥 보고 말았다. 사실, 덜컥, 본 것 치고는 꽤나 흡족한 결과. Edgar Wright의 Hot Stuff나 Shaun of the Dead를 떠올리면서 재밌게 봤다. 말도 안 되는 설정 속에서도, 괜스레 웃기려고 드는 일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연기에 임하는 것 하며, 허술한 추리와 반전에, 피식, 해야 하는데도 뻔뻔스럽게 마치 범죄스릴러인 냥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푼수짓을 하면서도 끝까지 소박한 정의감을 놓치지 않고 싸우는 인물들이, 딱 Edgar Wright의 냄새. 그래서 끝까지 내내 기분 좋게 볼 수 있었다. 김명민 & 오달수 조합도 Simon & Nick 조합 못지 않게 상당한 코미디 연기 호흡을 보여주었는데, 오달수의 연기와 애드립은 물이.. 더보기
시작. 신나는구만 ㅎ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