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어에서 공짜로 책을 살 수 있는 쿠폰이 생겨서,
기욤 뮈소는 대체 누구길래 그 작품들이 줄줄이 히트를 치는지 궁금해서,
내 수십 년 후 관에 들어가기 전에 21세기 초를 유행하는 것 하나 더 마음에 품으면 좋으리라 싶어서 그만,
그만,
사버린 소설.
조금만 쳐다보면 마치 손난로 마냥 따스해지는 갤탭을 부여잡고,
과열로 재부팅되기를 몇 번,
하여 다 읽었는데 글쎄,
끙.
우연히 마주쳐 티격태격하고,
우여언히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우여어언히 함께 관련된 사건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여어어언히 추리하는 내용들이 착착 들어맞고,
우여어어어언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여어어어어언히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라니,
어우 나랑은 너무 안 맞아 못 보겄다 허허.
프랑스에서 태어난 귀여니가 이모티콘을 쓰고 싶은 유혹을 꾹 참고 글자만으로 소설을 쓴다면 이런 느낌일까...
라고 하면 기욤 뮈소와 귀여니와, 그리고 팬들에게 미안한 얘기겠지만,
내 독서 후 감상은 그르타 좀.ㅋ
암튼 읽고나서 귀여니와 아내의 유혹이 한꺼번에 그리워지는 경험.
기욤 뮈소 작품의 한국판 표지를 담당하는 삽화가에게 또 미안하지만,
천사의 부름 뿐만아니라, <종이여자>, <사랑하기 때문에> 등 서점 판매대의 기욤 뮈소 작품들을 볼 때마다,
아흣 소녀 취향?
하며 닭살이 돋았더랬는데,
프랑스에서의 표지는 이것인 듯.
이 표지 그림이 훨씬 멋있지만 (역시 만화는 유럽 만화야. 응 무슨 딴 소리야.),
소설의 내용으로 보자면,
파리의 도심을 배경 삼아, 세상 다 산 표정으로, 권총을 한 손에 쥔 채, 세련된 의자에 앉아 있는 여자 보다는,
화창한 아침에 일어나, 별 스케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드레스를 차려입고, 열대 정글에 살 것만 같은 새가 날라다주는 천사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여자가 훨씬 잘 어울리잖는가.
해본다.
그나저나,
귀여니의 근황은 글쎄,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의 겸임교수. 뚜둥.
글쎄 나만 몰랐지,
교수 임용 즈음 해서는 그에 관한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이 걸쭉한 입담들을 자랑하느라 힘 깨나 쓴 것 같던데.
그래도 사랑해주고, 소비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자기 스스로도 욕 먹는 거에 주눅 안 들고 나름 열심히 했다는 얘기 같으니,
약간 기특도 하고 그르타 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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