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 자연을 모두 살펴야 진실한 치료임을 - [인문과 학의학, 치료로 만나다] (강용원, 2014)
'N포세대'라고 했던가. 포기에 포기를 거듭해야만, 겨우 숨 쉬고 밥 먹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사회, 지금의 한국이다. 이런 한국의 병적인 상태를 치유하고자 하는 바램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인문학'인데, 인문학적인 치료를 표방하는 행위들을 접한 저자가, 치료를 주업무로 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본인이 가진 인문학적인 견해를 첨부하여,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 한의사로, 과거에 신학대를 다녔고, 사회운동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는데, 그것이 책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원효의 '화쟁' 사상을 본인의 해석대로 진료 과정에 응용하고 있으며, 치료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가족, 국가, 나아가 자연까지 다루어야 진정으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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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니의 근황이 궁금해졌어 - <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2011
티스토어에서 공짜로 책을 살 수 있는 쿠폰이 생겨서, 기욤 뮈소는 대체 누구길래 그 작품들이 줄줄이 히트를 치는지 궁금해서, 내 수십 년 후 관에 들어가기 전에 21세기 초를 유행하는 것 하나 더 마음에 품으면 좋으리라 싶어서 그만, 그만, 사버린 소설. 조금만 쳐다보면 마치 손난로 마냥 따스해지는 갤탭을 부여잡고, 과열로 재부팅되기를 몇 번, 하여 다 읽었는데 글쎄, 끙. 우연히 마주쳐 티격태격하고, 우여언히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우여어언히 함께 관련된 사건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여어어언히 추리하는 내용들이 착착 들어맞고, 우여어어어언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여어어어어언히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라니, 어우 나랑은 너무 안 맞아 못 보겄다 허허. 프랑스에서 태어난 귀여니가 이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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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이런 것들이야말로 철학 - 왜 인간인가 (Michael Gazzaniga, 2008), 인코그니토 (David Eagleman, 2011)
도덕과 예술, 이성과 감성, 인식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 하는 기전이 우리의 삶의 방향을 정한다. 라는 사실을 공통으로 역설하면서도, 마이클 가자니가는 인공지능과 유전자 조작 등 미래의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예측과 권고로 맺음하고 있으며, 데이비드 이글먼은 뇌신경학적인 지식이 쌓일 수록 도덕과 법, 사회제도 등이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 인식이 도덕적 행위의 촉매가 된다는 것, 이성과 감성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과는 다르게 무의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 경제적인 이론이 아닌 뇌신경학적인 배경으로 개인의 재산 소유를 지지하는 것, 어떻게든 합리적인 척 설명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예술과 미에 대한 감각은 교육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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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 농담
삶의 어느 부분이나 상황이 아닌, 나의 어릴 때 모습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두루두루 공감할 바가 많은 이야기. 급변하는 체제와 이데올로기에 의해 왜곡된 수 많은 삶들을 보여주는 점에서는 다이허우잉의 를 떠올리게 했고, 어떻게 보면 몇 십 년에 걸친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녀가 가진 결점을 알지만, 이쁘장한 외모와 그저 치마를 둘렀다는 사실에 반해버린 감정과, 그 소녀가 연락이 뜸한 것을 대하는 초조함에 빚어지는 철 없는 도발, 그로 인해 꼬인 삶 속에서도 그칠 줄 모르는 연애에 대한 욕구, 그 모든 것을 안은 채 성장을 멈춘 소년은, 세상을 향한 작은 복수를 계획하나, 그 복수는 스스로의 가슴에 상처를 낼 뿐이고, 책의 마지막 10장의 분량에 걸쳐 질풍 같이 성장하고 화해한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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