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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2NE1 - Lonely

옥희의 뮤직비디오.
4인의, 혹은 한 명의 이별과 외로움에 대한 기억.
우린 모두 이렇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데, 그게 또 서로 닮아 있다.

무채색의 배경에서, 화려하면서도 무기력해 보이는 네 명이, 영리한 동선으로 이동한다.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불안한 눈빛만 떨궈내며 끊임 없이 to the left, to the left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의상, 화장과 헤어는 점점 과거로 가는 듯.
깊은 밤 빈 침대를 걷고 일어나 바라본 창 밖에서는 거대한 외로움이 노려 보고 있기에 소름이 돋는다.

빅뱅의 러브송에서도 원 컷에 영리한 동선 만으로 뮤직비디오를 엮어가는 모습에 놀라 눈깔이 흐를 뻔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느린 화면에 잘 짜여진 동선에 한 대 맞은 느낌.
한사민 감독, 눈 여겨 봐야겠다.

착하고 괜찮은 녀석인 거 알지만,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너랑 있으면 그저 외롭기만 하기에 헤어진다는,
쿨~한, 그야말로 세미 성인의 이별 감정을 다뤄준 게 고마울 따름.
나름 비슷한 뜻의 가사를 지녔던 노래가 있었던 것도 같지만, 내 마음에 이 노래 만큼의 파문을 일으키지 못 했으므로 무효.
내가 남자 버젼으로 얘기하자면, "소년이 반하게 되는 여자와, 남자가 사랑을 나누는 여자는 다르다" 쯤 되는 얘기일까 ㅎ.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서도, 어린 마음에 그저 얼굴 반반한 여자라는 이유로 반해서 사귀게 되는 주인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또래의 소년이라면 으레 가질 법한, 작은 시기와 질투, 초조함 등으로 인해 던진 작은 도발이 자신의 인생을 꼬아놓는 통에 그는 성장의 기회를 잃고 말지만, 세상을 향한 복수가 실패할 때, 그는 폭풍처럼 성장하고, 포기하고, 화해하더라.
지금쯤 그가 치열한 사랑을 하고 있길 바란다만, 나의 이런 바람 또한 밀란 쿤데라의 냉소 어린 농담거리가 될 것 같구만그래.
뮤직비디오의 4인 역시 일회성의 위안에 몸을 맡기고자 파티에 갔겠지만,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거대한 외로움은, 어느 깊은 밤 창 밖에서 그것을 처음 접했던 그때로 그들을 몰아만 가더라.
지금쯤 그들도 사랑에 빠져 있으면 좋겠구만그래.

그나저나.
뮤직비디오에서 박봄이 처음 등장할 때 갸루 풍의 화장과 그것을 강조하는 그녀의 고개 각도는 정말이지.
아오.
박봄 지못미. ㅜㅜ

또 그나저나.
민지의 성장은 좋은 페이스인 듯 ㅋㅋ.
손가락과 스텝 하나하나가 완존 감각적.
매일 아침 끼와 간지를 한 사발 씩 들이키는지 ㅋ.
근데 채린이는 원래 궁극의 끼를 보여주던 애라 그런지 이런 정극ㅋ 연기에서는 좀 심심하네. 흠.

또또 그나저나.
산다라는 늘 심각한 연기할 때 미간에 약간의, 아주 약간의 주름을 만드는데, 그게 참 일품이란 말이야 ㅋㅋ.
이때 내 속에 울려퍼지는 말 한 마디.
손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