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 자연을 모두 살펴야 진실한 치료임을 - [인문과 학의학, 치료로 만나다] (강용원, 2014)
'N포세대'라고 했던가. 포기에 포기를 거듭해야만, 겨우 숨 쉬고 밥 먹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사회, 지금의 한국이다. 이런 한국의 병적인 상태를 치유하고자 하는 바램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인문학'인데, 인문학적인 치료를 표방하는 행위들을 접한 저자가, 치료를 주업무로 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본인이 가진 인문학적인 견해를 첨부하여,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 한의사로, 과거에 신학대를 다녔고, 사회운동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는데, 그것이 책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원효의 '화쟁' 사상을 본인의 해석대로 진료 과정에 응용하고 있으며, 치료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가족, 국가, 나아가 자연까지 다루어야 진정으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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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발만 더 갔으면 소시오패스였을까 - In the House (Dans La Maison) (Francois Ozon, 2012)
아주 시~시~하게 이야기해보자면, 집안 사정이 불우하지만 머리 하나는 비상한 소시오패스 학생이, 글쓰기에 열정을 바쳐서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랄까. 하지만 요 정도로 표현하기엔 몰입과 재미가 상당하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캐릭터들이, 각자의 욕망 앞에서 각개격파 당하는데, 그 욕망의 부싯돌을 튕긴 게 무언고 하고 쫓아가보면, 금발을 가진 마성의 남학생이 나온다. 나도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밑도 끝도 없이 폭력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 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 뿐만 아니라 몸에도 상처를 주는 일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이래저래 좀 공감이 갔던 내용. 그렇다고 내가 마성을 가져서, 누군가로 하여금 욕망을 품게 한 적 따윈 없지만서도.ㅎㅎ 아무튼 그런 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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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 정도가 서부의 민낯이려고 - Slow West (John Maclean, 2015)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이미 낭만적이고 선과 악과 분명한 서부는 벗어났고, 이후 늑대와 춤을 추기도 하고, 흑인 총잡이가 복수를 하기도 했으며, 이번에는 서부 영화 + 순애보 로맨스다. 걸핏 하면 빼앗고, 툭 하면 훔치고,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와중에, 사랑과 삶의 가치를 얘기하는 이방인으로 인해 한 무법자가 구원 받는 영화랄까. 연출 담백하고 연기 괜춘하나, 밑도 끝도 없는 순애보와, 개연성 부족한 무법자의 호의, 그리고 별로 그럴 법 하지 않은 총싸움이, 약간 아쉽다. 그래도 뭐, 영화적 재미에 아주아주아주아주 충실한 영화. 아직 안 본 분이라면 강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선댄스 영화제가 그닥 예술성 따지지 않아서인지, 내 취향인 경우가 많다. 어디선가 서부개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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