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앞에 장사 없음을 -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Une Nouvelle Amie) (Francois Ozon, 2014)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여성복도착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이빗과,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그의 남편이 여성복도착자인 걸 알게 된 후 자신의 은밀한 욕망 역시 드러나게 되는 클레어의 이야기.
남들이 원하는 걸 자신이 원하지 않음을 알게 되는 당혹스러움에 공감하게 만들고,
그리고 위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 감독의 재주.
하지만 좋은 짜임새 같지만서도, 이런 욕망이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지탱될 수 있는 건,
작중에서 마치 욕망이 없는 듯이 구는 클레어의 남편 덕이다.
아내가 친구의 남편과 단 둘이 여행을 다녀와도 넘어가고,
아내가 보이는 모습이 의뭉스럽기 짝이 없지만 닦달하지도 않고,
아내가 자신에게 숨기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화내지도 않고,
오히려 늘 아내를 위로하고 조언을 해주는 모습이다.
남편이 한번이라도 불같이 화를 내고 클레어의 행동을 제약하려 한다든지,
클레어의 생활을 캐고 물어 숨기는 사실을 알게 된다든지,
그랬다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되지 못 했을 것.
음 이렇게 써놓고 보니 드는 생각이,
이 남자, 바쁜 척 하지만 실은 바람 피는 거 아닐까?ㅋㅋ
아무튼, LGBT와는 또 다르게, 취향의 소수자를 보여주는 참신한 이야기 방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 본 사람이라면 강추 정도는 아니고, 중추.ㅋㅋ
그나저나, 올레TV에서는 이 영화가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고,
네이버 영화에서도 서스펜스,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서 프랑스 영화 수입사의 고뇌가 느껴진다.
예전 '타인의 취향'도, '룩앳미'도, 내용과는 동떨어진 포스터와 카피 문구 등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는데,
볼 사람은 어쨌든 봤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관람객을 늘리고자 한 수입사의 꼼수랄까.
그런데 이렇게 반복해서 꼼수를 쓰는 거 보면, 통하긴 통하는 모양이다.
수입사들 화이팅.
좋은 영화 많이 수입해주세요.
내 제 돈 내고 꼭 보리다.
아, 올레TV에서 보는 건 소용 없나?
다음엔 꼭 영화관 가서 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