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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토르 위고가 설마 좋아하려고 - Les Miserables (Tom Hooper, 2012) "넌 가문의 수치"라는 할아버지의 호통을 뒤로 하고, "더이상 노예로 살지 않"을 혁명을 이룬다며 집을 나선 부잣집 청년은, 장인어른이 될 분의 괴력에 힘입어 간신히 생명을 건진 후, "스스로 번 돈이 아니니 쓰고 싶지 않"다던 할아버지의 돈으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름으로써, ... 혁명이 결국 부잣집 도련님에게는 젊은 날의 치기 어린 장난이었음을 보여주었다. 뮤지컬에 익숙치 않은 배우들의 현장녹음은 듣는 자를 압도하지 않았고, 뮤지컬 무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실을 본뜬 것도 아닌 어중간한 (근데 어마무지하게 비싸보이는) 세트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지만 (미술감독도 역시 킹스 스피치), 대규모의 군중씬과 그와 어우러지는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가끔 "흠~"하는 기분을 이끌었으므로 (전혀 기억은 나지 않음),.. 더보기
이동진 기자의 2011년 외국영화 베스트10. http://blog.naver.com/lifeisntcool/130125860445 1,2,3위를 다 안 보다니. 볼까말까 하다가 결국 안 본 영화들인데. 끙. 안티크라이스트를 혼자 봐야 하나. 덜덜. 더보기
편견은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만... - Philadelphia (Jonathan Demme, 1993) 동성애자와 HIV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다룬 영화. 동성애자이자 HIV 감염자인 앤드류 베켓은 유명한 로펌에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변호사로, 큰 소송 건을 담당하면서 다시 한번 그 능력을 입증하지만, 어떤 모함에 의해 해고 당하게 되고, 그 배경에는 자신이 동성애자이자 HIV 감염자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부당 해고 소송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 이 사건의 본질은 결국 동성애자와 HIV 감염자에 대한 편견과 공포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게 되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결국 배심원은 부당한 차별과 해고라는 것을 인정, 승소하게 된다. 점점 동성애자와 HIV 감염자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밀러를 보여주면서도, 괜스레 극적으로 눈물 짜는 연출을 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주는 게 매력. 날.. 더보기
아침밥상 - SBS 창작 애니메이션 대상 학생부문 최우수상 The Breakfast Table from ChaeHyun Kim on Vimeo. 더보기
환상이라고 좋아할 것도, 기 죽을 것도 없어 - Illusionist (Sylvain Chomet, 2010) 신데렐라의 요정이 나타나 유리구두를 신겨 황금마차를 태워줄 거라 믿는 소녀는, 실은 '소비'라는 환상 속에 갖혀버렸고,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마술사는 환상을 버리고 더 많은 '노동'을 찾게 되는데, 이미 세상이 '소비'하기에 그는 너무 구닥다리, 봉투 속에 지폐를 한 웅큼 넣어 소녀에게 건네고, 마술의 비밀은 결국 이것이었음을, 마술사는 존재하지 않음을 밝힐 때, 동화가 끝나고 삶이 시작된다. 동화의 한가운데 서있는 나는, 이제 곧 칼바람이 부는 곳으로 가야 하는 걸 아는데. 그나저나, 이런 그림, 그리고 싶다, 아오. 더보기
릴리 슈슈의 고백 - 파수꾼 (윤성현, 2011)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를 시작해서 점점 고조시키다가 고요하게 불편한 마음으로 맺는 연출이 탁월. 십대의 허세와 상처, 방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 이제훈의 불안하고도 분노에 찬 눈빛이, 이와이 슈운지의 을, 또 시간을 뒤집고 시점을 제한해서 조금씩 정보를 흘려 오해를 만들었다가 풀고, 또 다시 오해를 만들었다가 풀고 하는 모양새가, 나카시마 테츠야의 을 닮았다. 하도 화제라길래 보려다가, 너무 마음이 어두워질까봐 미루고 미루던 차에 오늘 저녁 식후 용기 내어 겨우 봤는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불편한 감정이 지속되어, 저녁 먹은 게 소화가 안 되고 그대로 더부룩한 상태.ㅋ 누군가 훔쳐간 나의 '서지원 1집' 테이프를 찾으려고 반 아이들을 앉혀놓고 "내가 뒤져서 나오면 죽인다"고 호통 쳤던 친구와, .. 더보기
상처 입은 채 세상과 타협할 때 성장은 찾아오지만 - 여행자 (Ounie Lecomte, 2009) 스스로의 가치 마저도 부정했던 한 소녀는, 숱한 상처를 가슴에 아로새기며 세상과 타협해서 겨우, 살아갈 힘과 요령을 찾는다. 원생들의 단체 사진 촬영 때 씨익 하고 미소를 짓는 진희의 표정을 보니, 장마 구름 같은 먹먹함이 온 마음을 뒤덮더라. 더보기
상처는 치유하는 게 아니야, 인정하는 거지 - Mysterious Skin (Gregg Araki, 2004) 아... 조셉 고든 레빗이 마냥 좋아 본 작품이지만, 본 후에는 엄청난 찝찝함으로 평소 취침 시간에서 2시간이 지나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으니, 더보기
그래 실은, 삶의 매 순간 순간이 살 떨리는 선택인 걸 - Uncertainty (Scott McGehee / David Siegel, 2008) 조셉 고든 레빗이 좋아서 보게 된 영화. 브루클린 다리에서 헤어진 두 남녀가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실은 완전히 같지는 않고, 매우 유사할 뿐이다), 같은 인물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그런 두 삶을 각각 살게 된다. 처음 green 파트와 yellow 파트로 나누는 기발함을 제외하고, 각각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어떻게 보면 허술하다고도, 어떻게 보면 식상하다고도 할 만한 이야기인데, 양쪽 파트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전혀 다른 각각의 이야기에서 비슷한 정도의 극적 긴장감를 이끌어내는, 또한, 한쪽의 정서가 다른 쪽의 정서에까지 영향을 주는, 그런 연출이 흥미롭다. Yellow 파트는, 우연히 주운 휴대 전화가 음모에 얽힌 휴대 전화였다는 비일상적인 소재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의 고민과 선택, 그리고 .. 더보기
제이슨 본과 더불어, 그놈의 첩보 전쟁이 낳은 또 다른 국제 미아 - Unknown (Jaume Collet-Serra, 2011) 설정은 분명 흥미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나, 약간씩 허술한 부분이 자주 보여서, 결국 누적되다보니 영화 초반의 흥미를 모두 갉아먹었으며, "그래도 대체 어떻게 저 상태가 된 건지는 알아야지" 싶어서 끝까지 본 나를, 시시하고 억지스러운 결말로 실망시켰다. 이런 영화에서는 내용의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치밀함과 더불어, 관람객들의 추리를 뿌리치면서도 내적 타당성을 잃지 않는 결말, 더불어 현실적이고도 시원한 액션 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제이슨 본은 이 모두를 보여주었기에 나는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 언노운은 어떤 것도 충족시켜주지 못 하고 있다. 킬러라는 녀석들은 어설프기 짝이 없어서 과연 한 명이라도 죽이는데 성공한 적이 있을까..싶고. 불법 체류한다는 여자는 헤프기 짝이 없어서, 모르는 남자를.. 더보기